액티브 펀드가 ETF를 이길 수 있을까?: 피델리티 글로벌테크 vs 나스닥100

수익률 (2018.08.30~)
피델리티 글로벌테크 117%
KODEX 나스닥 선물 100(H) 96%
TIGER 미국나스닥100 (환손익 배제) 115%


액티브 펀드가 지수추종 ETF의 수익률을 이길 수 있을지 과거의 데이터를 비교했습니다.

액티브 펀드가 ETF를 이길 수 있을까?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은 2007년 프로티지 파트너스(Protege Partners)라는 헤지펀드 운용사와 10년뒤 누가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지 내기를 했습니다. 워런버핏은 S&P500 지수추종 인덱스펀드를 골랐고, 프로티지 파트너스는 5개의 헤지펀드를 선택했습니다.

10년뒤 2017년 내기의 승자는 워런버핏이었습니다. 워런버핏이 고른 인덱스 펀드는 연평균 7.1% 올랐지만,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연평균 2.2%로 3배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일반 투자자에게 인덱스 펀드를 추천하는 것은 워런버핏 뿐만이 아닙니다. 자산 운용사 뱅가드(Vanguard)를 설립한 ‘존 보글’ 역시 비용이 저렴한 인덱스 펀드가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액티브 펀드의 성과를 앞지른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액티브펀드 중 지수를 이기는 펀드는 극소수이며, 장기간 비교하면 액티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지수보다 훨씬 저조한 성과를 올리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생각합니다 (관련기사).

그러나, 이 결과는 지수추종 투자가 항상 모든 액티브 펀드를 이긴다는 것은 아닙니다. 액티브 펀드의 평균이 아니라 펀드 개별로 비교하면 어떨까요? 잘찾는다면 어떤 액티브 펀드는 지수추종 투자의 수익률을 훨씬 앞지를지도 모릅니다. 이런 궁금증으로 과거의 수익률 데이터를 찾아서 비교해봤습니다.

비교대상

최근 성과가 좋은 기술주 펀드들을 비교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액티브 펀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고성장 기술주 위주의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를 선정했고, ETF는 역시 한국인이 사랑하는 미국 나스닥 100 지수추종 상품을 선정했습니다.

피델리티 글로벌테크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는 전 세계 기술주에 분산투자하는 액티브 펀드입니다. 규모는 3조 4912억원인데, 이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펀드의 규모이고 모펀드의 규모는 20조원이 넘습니다. 총 비용은 1.52%로 ETF보다 1%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설정일은 2015년 6월로 최근 기술주의 상승과 함께 장기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펀드입니다. 퇴직연금 dc형 계좌에서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환헤지 비율은 100%로 환차손익이 없습니다.

KODEX 미국 나스닥100 선물(H)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H)는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선물에 투자하는 ETF 입니다. 설정일은 2018년 8월이며 규모는 1,274억원입니다.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증권사별로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비용은 0.3%로 일반 액티브 펀드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마찬가지로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환차손익이 없습니다.

TIGER 미국 나스닥100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H)는 환헤지를 하지만, 선물이기 때문에 만기에 롤오버 비용이 발생합니다. 때문에 공정한 비교가 어려우므로, 현물 ETF인 TIGER 미국나스닥100을 함께 비교했습니다. TIGER 미국나스닥100은 환노출 상품이지만, 환율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하여 비교 시작일의 환율로 기준가를 정규화했습니다 (비교 기준가 = 기준가x초기 환율/현재 환율).

ETF의 설정일은 2010년 10월로 국내상장 나스닥 100 ETF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설정액 또한 2조 3,389억원으로 규모가 굉장히 큽니다. 비용은 0.21% 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배당수익률이 약 0.4% 정도 되지만, 비교 기간동안 기준가의 변동보다 매우 작기 때문에 비교에서 배당은 무시했습니다.

피델리티 글로벌테크, KODEX 미국나스닥100 선물(H), TIGER미국나스닥100 비교

피델리티 글로벌테크 vs 나스닥 100

비교 기간은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H) 의 설정일 2018년 08월 30일부터 2024년 01월 03일로 설정했습니다. 비교기간 시작일 기준가를 1로 정규화 하였을 때, 펀드와 ETF 기준가 변동을 비교했습니다. 데이터는 각 운용사에서 제공하는 기준가를 이용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환노출 ETF인 TIGER 미국나스닥100의 기준가는 비교 초기의 환율로 정규화하여 환율의 영향을 배제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비교 기간동안 펀드의 기준가 변동을 보여줍니다.

2019. 01 ~ 2020. 01

비교 초기인 2019.01~2020.01 기간 동안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ETF 보다 약 10% 더 높았습니다.

2020. 01 ~ 2020. 03 (코로나 폭락)

코로나 폭락기에는 모든 투자 상품의 수익률이 같이 떨어졌습니다. 그림에서도 모든 상품의 수익률이 투자 초기 대비 0%로 낙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20. 03 ~ 2022. 01 (양적완화)

무제한 양적완화 시기인 2020년 3월 부터 2022년 01월 까지 액티브 펀드는 나스닥 100과 비슷한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액티브 펀드가 나스닥 100지수 대비 약 4% 수준 더 높았습니다.

2022. 01 ~ 2023.01 (금리인상기)

금리가 급격히 인상된 2022년 01월부터 2023년 01월 까지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은 70%인 반면에 지수의 수익률은 58%에 그쳤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때 선물 ETF보다 현물ETF의 수익률 차이가 약 9%정도 난다는 것 입니다. 이는 선물 만기에 따른 롤오버 비용의 누적 효과로 생각됩니다.

2023.01 ~ 2024.01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는 시기인 2023년 01월 부터 현재까지 액티브 펀드와 나스닥 100 지수는 비슷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롤오버 비용 누적에 따른 선물 ETF는 나스닥 100 지수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피델리티 글로벌테크 vs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H) vs TIGER 미국나스닥100

정리

2018년 08월 30일 부터 현재까지 피델리티 글로벌테크와 나스닥100 추종 ETF를 비교했을때, 전 기간에서 액티브 펀드가 ETF 를 항상 초과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피델리티 글로벌테크의 가격은 상승장에서는 더 많이 오르고, 하락장에서는 더 적게 내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 폭락에는 액티브 펀드와 나스닥 100지수의 저점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시장이 상승장으로 전환했을 때는 피델리티 글로벌테크가 지수보다 약간 더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리인상기 (2022년 01월 ~ 2023년 01월) 하락장에서도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는 지수보다 더 적게 내렸습니다. 반면에,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어 상승장으로 전환했을 때는 나스닥 100지수터 피델리티 글로벌테크가 비슷하게 올랐습니다.

본 결과는 약 5년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의 비교라서 장기적으로 액티브 펀드가 항상 주가지수를 이긴다는 결과는 아닙니다. 그러나 잘고른 액티브 펀드는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와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비교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선물 ETF는 장기적으로 롤오버 비용이 누적되어 지수를 따라가지 못한다.
  • 만약 좋은 펀드를 골랐다면 투자에 ETF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 그러나,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좋은 펀드를 고르는 것은 어렵다.
  • 따라서, ETF와 액티브 펀드의 투자 선택은 개인의 투자 환경에 따라야 한다.
    (어떤 퇴직연금 dc형 계좌에서는 ETF에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

Leave a Comment